<프롤로그>

2012년 7월 1일, 세종시의 행정구역은 옛 충청남도 연기군 전 지역, 공주시, 청원군 일부를 세종특별자치시로 편입, 개편하면서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가 본격 출범하였다.


우리나라는 과거 1970년대부터 수도 이전 움직임이 있었다. 방위전략상 위치가 취약한 지점에 있다는 점과, 끊임없이 증가하던 수도권의 인구로 인한 도시 과밀화에 의한 부정적인 요소를 방지하기 위해 현 충청남도 공주시 장기면 인근지역에 수도이전 계획이 있었다. 이로부터 약 35년이 지난 지금, 기존 경기도 과천시에 있던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옮겼다. 


최근 이전한 정부청사 이전과 개발과정과 취지가 비슷하지만, 1970년대 이후 수도권의 비대화가 더욱 심해졌다는 면에서 현재 국토균형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지는 시기다.


대한민국 설립 이래 처음으로 실현되는 행정부처의 이전, 그렇다면, 해외에서 세종시와 비슷하게 행정도시를 이전시킨 나라는 어디 있을까?



1) 남미 최대의 국가, 브라질


브라질은 우리나라와는 지구 반대편에 위치하지만, 인구와 면적 세계 5위, GDP규모 세계 7위로 남미 최대국이자, 방대한 면적, 인구와 자원을 바탕으로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국가로 불리는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국가 중 하나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국가다.


2009년 기준 브라질 전체 인구 중 약 42%는 남동부 3개 주에 몰려 있다. 브라질은 포르투갈에서 건너와 성장했던 나라로서, 국가 대부분의 주요 요소가 대서양과 인접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각각 도시별로 특징이 있다. 


광활한 면적과 풍부한 자원과 뛰어난 농업환경으로 침략의 대상이 되었던 브라질은 유럽, 그 중에서 포르투갈의 수탈 대상이 되었다. 사탕수수의 재배조건이 뛰어난 살바도르(Salvador), 많은 양의 금·다이아몬드가 매장되었던 오우로 프레토(Ouro Preto), 마나우스(Manaus)의 고무, 상파울루(São Paulo)의 커피 등으로 발달하고 산업에 따라 쇠퇴의 길을 걷기도 하였다. 그리고 브라질 정치의 중심지였던 리우 데 자네이루(Rio de Janeiro) 등 다양한 특색이 묻어나는 도시를 간직한 곳이다. 


그러나 이들 도시의 대부분은 대서양과 인접한 해안가에 위치하여 국토의 무게중심이 남동부로 몰린 느낌이 있다. 한 국가의 중추기능을 하는 수도가 특정 지역에 집중될 수 없다는 결과의 취지에 부합하는 입지로서 고원지대이지만 국가 중심부에 위치한 현 브라질리아의 입지를 선정하였다. 

우리나라도 예전부터 수도이전계획이 나왔지만, 브라질은 1822년 9월 7일, 포르투갈과의 독립선언 이후, 1823년 신도시 건설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이후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1891년, 브라질은 새로운 수도의 위치를 브라질의 중심부에 위치한 고이아스(Goias) 주에 있는 고원지대를 선정하였다. 그러나 이후 계속되는 정치적 변동에 의해 실행되지 못하다가, 1956년 대통령으로 선출된 쿠비체크(Juscelino Kubitschek) 대통령에 의해 본격 추진되었다.


당시 대통령 쿠비체크는 ‘5년 이내 50년의 진보를’ 공약을 외치며, 브라질리아로 수도 이전과 더불어 산업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였다. 


브라질은 이민자들에 의해 개발된 국가다. 따라서 국가 정체성이 유럽·아프리카·인디오 등의 혼합체로 구성되어 있다. 풍부한 자원과 환경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인 이 땅에서, 약 500년 이라는 시간이 지났으며, 포르투갈의 지배에서 벗어나 ‘질서와 진보‘와 함께했던 독립 200주년도 9년 앞으로 다가왔다. 


풍부한 자원으로 국가가 성장하고 발전해왔지만, 자원 수탈이라는 개인적인 탐욕에 국민들의 정체성이 약회되어있던 브라질은, 수도 이전을 통해 크게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게 된다. 광활한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함으로써 내륙에 대한 개발 잠재력을 한 층 더 높였으며, 유럽에 의존하여 국가의 부와 정체성이 남부·남동부 등 대도시 지역을 떠나 자리 잡으며 사회통합적인 기능으로서의 역할도 부여받았다.




브라질은 국기에서 초록 바탕(농업․산림자원)에 노란 마름모(광업․광물자원), 파랑(하늘) 천구의에 별자리(공화정이 선언된 1889년 11월 15일 8시 30분, 당시 수도였던 리우데자네이루의 하늘에 펼쳐진 별자리)에 질서와 진보(ORDEM E PROGRESSO)가 적혀 있다. 따라서 국기에 인간에 의한 국가 건설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입고 성장하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 브라질의 국기



<광활한 국토와 생명력 왕성한 국가 브라질의 땅, 인간이 예술의 도시를 만들다>





1960년, 브라질의 남부지역의 해안 도시였던 옛 수도인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약 1,000㎞ 떨어진 고이아스 주의 고원지대인 브라질리아로 옮긴다. 



▲ 인위적으로 만든 도시답게 동서축은 직선으로 뻗은 상태다.      구글 지도(google.com)



루시오 코스타(Lucio Costa)에 의한 브라질리아의 계획이 선정되면서, 그의 생각이 담긴 도시가 건설되었다. 불과 60년 전만 해도 아무것도 없던 이곳에 거대한 나라의 수도가 건설된 것이다. 수도 논의는 오랫동안 이루어졌지만, 실행이 계속 미루어지면서 쿠비체크 대통령의 임기 내에 완료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수도건설에 박차를 가했다. 1956년 건설을 시작한 브라질리아는 1960년 수도가 이전하여 오늘날까지 수도에 이르고 있다. 



    

▲ 루시오 코스타    ▲ 루시오 코스타의 계획



▲ 구글 비행시뮬레이션으로 바라본 브라질리아



브라질리아의 모습은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더욱 아름답다. 비행기 형태로 계획된 시가지 앞에 약 44만㎢의 인공호수로 전체적으로 대서양 해안으로 나아간다는 느낌을 주고 있으며, 동서축에는 도심 및 행정업무 기능이, 남북 축으로는 주거기능을 중심으로 개발되어 효율적인 도시운영과 상징적 의미를 모두 갖춘 계획도시로 탄생하였다. 계획된 도시답게, 상업시설, 학교, 종교시설, 녹지, 기타 문화시설 등이 적절히 입지하게 되어 생활편의시설이 한 지역에 모두 위치하게 계획되었다. 




위의 지도를 확대해보면 전체적인 항공기 모양의 계획 속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단지계획이 이루어졌다.




▲ 곡선․원형․직선․마름모․날개 모양 등 기하학적인 형태를 띄는 브라질리아의 단지와 건축물



브라질리아의 단지계획을 보면 원․마름모․직사각형․삼각형과 같은 패턴의 반복 등 기하학적인 문양을 하고 있다. 따라서 유네스코는 1987년 브라질리아를 ‘현대와 미래가 어울리는 독창적인 도시’로 평가하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이는 초기 도시가 완성되어 수도로 지정된 1960년 이후 27년 만에 이루어진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루시오 코스타의 도시계획과 더불어 도시 내부의 건축물은 오스카 니마이어(Oscar Niemeyer)의 작품이 많이 있다.



▲ 브라질 국회의사당



비행기의 동체 부분에 해당하는 동서축은 많은 상징물들과 도시의 주요 기능이 되는 직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브라질리아가 1960년 공식적으로 수도가 된 후 새로운 도시의 행정업무지구가 되었다. 수직으로 뻗은 건축물과 곡선으로 비대칭의 묘미를 보여주는 국회의사당은 문명의 자부심을 높이는 위엄을 보이고 있다.



 

▲ 동서축을 잇는 도로의 양 옆은 상징적인 장소가 많다.



▲ 삼권 광장



계획도시의 비행기 머리부에 위치한 광장이다. 천혜의 자연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만든 국가와 수도인 브라질리아, 함께 번영하자는 의미로 광장 앞 동상은 하늘을 향해 높이 뻗어 있어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 플라날토 궁전. 브라질의 행정부 기관이 입주하고 있다.



▲ 주셀리노 쿠리체노(Juscelino Kubitschek) 대통령의 이름을 딴 JK다리




 

  

▲ 직선과 곡선이 조화된 형태의 건축물이 많다.



브라질의 행정수도 이전은 그동안 방치되었던 내륙지방의 국토를 효율적으로 관리․운용하기 위해, 그리고 국가의 상징성과 사회적 통합을 위해 건설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불과 4년 안팎의 단기간에 걸쳐 무리하게 건설되면서 수많은 외채 도입 등으로 많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등 많은 문제점도 발생하였다. 이후 들어선 군부정권에서 고성장 정책을 유지하면서 경제성장을 주도했지만, 외채를 갚기 위해 무리한 아마존 강 개발과 토목공사가 진행되어 국제사회로부터 환경파괴의 우려를 나은 결과도 있었다. 



그리고 초기 계획에는 273㎢의 면적에, 50만 명의 인구를 목표로 계획하였지만,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주변부에 많은 위성도시들이 건설됨으로써 약 260만여 명의 생활권을 이루고 있다. 당초 예상 계획보다 많은 인구가 자리 잡음으로써 도시과밀화문제 등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 주거단지 내 공공공간과 도보공간이 부족하여 삶의 질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다.



따라서 초기부터 수용되지 않았던 계획으로 인해 도시 중심부에서 멀어질수록 주거환경은 열악하며, 이들의 도시진입으로 도시 전체의 과밀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주변지역에 다소 무리한 도시 확장과 난개발을 초래하였다. 주거단지가 계획은 되어있지만, 양적 공급에 급급하여 무분별하게 확장된 저밀 주거단지는 편의시설 부족과 교통체증이라는 도시거주민의 질적 만족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 나무가 거의 없는 외곽의 주거단지                  ▲ 상대적으로 쾌적한 시가지 내 주거단지



▲ 도심과 떨어진 외곽에 획일적인 형태를 띠는 주거단지. 낮은 용적률과 공공용지 부족 등 도시 경관적인 문제점을 낳고 있다.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도시는 다양한 사람들을 위해 새롭고 화려한 건물만이 아닌 보편적인 건물, 저렴한 건물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브라질리아의 도시계획은 외형중심의 개발계획은 국가의 상징성과 브라질이라는 저력을 세계에 알리는 데는 한 몫을 했지만, 일반 서민들이 계획도시로 진입하기에는 금전적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수도이전의 성과를 관계자들의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 일반 국민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포괄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브라질은 성장 당시 수탈의 대상에서 사탕수수․금광․고무․커피 등 세계의 굵직한 자원생산지의 기능을 담당하면서 국가와 도시의 성장이 이루어졌다. 이후 지배국인 포르투갈보다 더욱 많은 인구가 형성되어 거대한 국가가 되었지만, 국가의 정체성이 다소 확립되지 않았던 역사가 있었다. 그리고 이후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 끝에 새로운 수도의 탄생과 민주화, 유럽 문화가 아닌 다양한 이민자들에 의한 브라질만의 문화 형성 등으로 이제는 브라질이라는 국가가 세계에서 비중 있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브라질은 국가의 상징으로서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로와 같은 해안 대도시에서 내륙 고원지대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브라질리아로 수도이전을 완벽하게 실행하였고, 민주정치를 실현하고 있다. 국가의 상징인 질서와 진보에서 성장까지 모두 실현시키는 국민과 함께 하는 새로운 시도와 함께 최근 잇따른 유전 발견과 2014년 월드컵,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유치와 더불어 세계의 중심국가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다.


브라질의 인구는 현재 약 2억 명으로 대한민국의 약 4배, 영토 8,514,877㎢로 대한민국의 99,720㎢ 85배 이상이다. 인구밀도(인/㎢)로만 본다면 대한민국이 492여 명, 브라질 약 23명으로 국내의 인구 밀도는 매우 높다. 브라질이 많은 자원과 인구, 넓은 국토를 바탕으로 잠재력이 높은 국가지만, 우리는 국토 대비 많은 인구로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며, 이를 제대로 실현했을 때 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많은 광물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국가 브라질. 그러나 우리나라는 면적은 세계에서 109번째 국가며 광물 자원도 부족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있으며 높은 교육수준과 뛰어난 기술, 근면․성실성을 바탕으로 세계 무역규모 8위와, 1조 달러를 넘어선 15위의 GDP를 자랑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행정부처의 세종시 이전으로 인간중심․국민중심, 각 지역별 잠재력을 고려한 국토균형개발의 근원지로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첫 번째 특별자치시인 세종시가 국가균형개발정책의 구심점이 되는 곳으로 거듭나 행복도시․행복국가의 실현을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바이다.



[해외의 도시계획 - 행정수도 이전 편]

> 아시아와 유럽이 만나는 곳, 터키

> 불모지의 땅에 만든 풍요로운 공간, 호주

> 자유와 평등의 나라, 미국




주지오(朱志悟) - 1987년 1월생 

부산광역시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정치행정학부(행정학 전공)를 졸업하여, 동아대학교 도시계획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마친 후 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국내외 도시에 관심이 많으며, 현재 주 연구 분야는 도시정책, 부동산/주택 분야이다. 현재 ‘부산사랑의 도시 이야기’라는 도시․부동산 관련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Posted by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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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허용진

    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2013.04.12 19:02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