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댁 아파트의 발코니는 꽃밭이다.

겨울에 실내로 들이셨던 것을 봄을 맞아 다시 발코니로 내 놓으신 것이다.

이름을 알 수 없는 화초들...

물론 화초에 대해 별다른 공부를 하신 적이 없으신 어머니께서도 이름을 다 아시는 건 아니다.

선인장, 난(蘭). 넓은 잎, 좁은 잎, 옆으로 퍼진 것, 위로 솟은 것,

무늬가 있는 것, 파랗기만 한 것 등등...

녀석들은 봄을 맞아 파란 잎을 뽐내며 더욱 힘찬 모습이다.


그 화초들은 어머니께서 직접 사신 것이 아니다.

어떤 녀석은 옆집 꼬마가 버리려는 것을 달라 하셨고

또 어떤 녀석은 이사 가는 집에서 두고 가려는 걸 얻으셨단다.




내가 하는 일은

가끔 화분에 채울 흙을 떠다드리거나 화분을 몇 개 사다드리는 정도...


하지만 신기한 것은

그렇게 ‘데려온 자식(?)’ 같던 화초가,

꽃을 피우는 것은 고사하고 시들시들 죽어가던 화초 녀석이,

어머니께 오면 잎이 파랗게 살이 오르고 제법 꽃까지 피운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에 어머니께 갔더니

“베란다 좀 가봐라~ 꽃 잘 폈지?” 어머니께서 자랑을 하신다.


난 종류인 듯 약간 길고 넓은 잎을 활처럼 아래로 팽팽히 늘이고

그 사이에서 주황색 꽃들이 무리를 지어 활짝 웃고 있다.

꽃도 이쁘지만 즐거워하시는 어머니가 더 자랑스럽고 좋다.


어머니께서 화초에 들이시는 정성은 정말 대단하다.

날이 추우면 실내로 들여오시고 햇살이 따뜻하면 발코니로 내 놓으시고

물도 주시고 흙을 채우시고 가시고...

그 녀석 잎들을 손으로 쓰다듬으시며 건강상태를 확인하신다.


물론 꽃이 피는 것도 살살 만져보시고 감지하신다.

그리곤 속으로 ‘예쁜 녀석들, 잘 자라라~’하신다니...

녀석들은 요즘 우리어머니껜 자식과 같다.

그러니 죽을 듯 힘없이 들어온 녀석들도 어머니께 와선 잘 자랄 수밖에 없다.

..

.

우리 어머니는 앞을 못 보신다.

시각장애1급,

그래도 어머니아파트는 항상 깨끗하고

이곳저곳에 놓인 화초들은 친구이자 식구이다.

직접 만지시며 정성을 들이시니 제대로 안 클 수 가 있는가?


물론 우리 아들, 딸이 제일이겠지만

그 화초 녀석들도 어머니껜 거의 일등 수준이다.

올해 여든을 맞으신 어머니,

오늘도 어머니 화초는 잘 자라고 있다.

화초처럼 어머니, 우리엄마의 건강을 내내 빌어본다.


그리고 화초 키우시는 엄마의 정성처럼

나도 세상을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오늘도 양손으로 조심조심 사랑스런 손길로 잎을,

또 꽃을 만지고 계신 어머니

어버이날을 맞아 내 마음의 꽃도 가득 담아 드리려 한다.



2013년 어느 봄날에 불초소생이...




Posted by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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