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건설 시공능력은 우수하게 평가받는데 비해 건축설계능력은 저평가 받고 있습니다. 이에 최근 국토교통부에서는 LH발주공사의 설계비를 제대로 지급하도록 하여 공기관부터 바꾸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했습니다. 


그러나 국내 설계시장은 비단 설계비 뿐 만 아니라 개선해야 할 여러 문제들이 있는데요. 그 일례로 최근 국내 건축가의 직업 만족도가 낮은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 연봉과는 상관없이 건축가라는 직업이 상당히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설계능력 또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과연 무엇이 국내와 다르기에 높은 만족도와 능력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요? 현장취재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보여드릴 곳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KMD Architects라는 건축설계사무소인데요, 1963년부터 미국설계시장에서 자신들만의 건축문화를 만들어 온 회사이며 이곳에는 한국인 2명이 일하고 있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차이점 1. 설계사무소와 시공사의 관계






“여기서는 시공사 편의대로 공사가 진행되는 일이 없어요. 설계사무소에서 건축 진행사항 별로 설계도서를 작성하고 이에 따라 시공하기 때문에 공사전반에 관련된 모든 사항들을 설계사무소에서 관리하고 작성해 주고 있지요.” 


국내도 과연 이러한 방식으로 건축이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시공상의 이유로 잦은 설계변경과 건축주의 무분별한 요구로 인해 변경사항들이 속출한다고 합니다. 





▲ 수시로 체크되는 도면들



학문적으로 건축설계, 즉 건축사가 리더가 되어 모든 건축관련 일을 총괄하는 형태가 양질의 건축을 위해 적당합니다. 하지만 근대 이후로 한국건축은 물량공급 위주로 건설이 되다 보니 시공사의 입김과 수익률 위주의 건축으로만 발전하여 생긴 부작용이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건축은 한 나라의 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하루 빨리 한국 건축도 문화적으로 뛰어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되어 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차이점 2.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의 활용




▲ REVIT을 활용해 작업중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도 국내처럼 납품을 위해 하청업체에 따로 맡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설계단계에 적용하여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죠. 실시도면도 CAD로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REVIT을 통해 모든 도면을 작성하고 또 협력업체들로부터 들어오는 도면들 또한 REVIT으로 들어오고 관리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BIM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BIM이란 과거에 건물을 2차원상의 도면으로만 표현하던 것을 3차원 모델링에 건축과 관련된 막대한 정보들 즉 전기, 통신, 소방, 설비까지 모든 정보들을 통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REVIT ARCHITECTURE 실행 화면(출처 http://revitmeptraininginhyderabad.blogspot.kr/)



BIM의 장점은 REVIT등의 프로그램을 통하여 기존의 2D상의 도면으로만 검토하던 것을 삼차원 정보를 통해 건물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공정 간 체크라던지, 건물의 마감상세에 대한 것들을 보다 쉽게 시공자들이 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인데요. 정보를 동시에 상호교환하고 수정해 나갈 수 있도록 하여 설계상의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납품을 위한 BIM이 많아 모든 설계가 끝난 후 REVIT을 통한 3D모델링과 도면만을 하청업체에 맡겨 제출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 현실있니다. 많은 사람들이 CAD라는 도면작성 프로그램에는 익숙하지만 REVIT이라는 프로그램은 익숙하지 않은데다가 프로그램 자체의 보급률도 현저하게 낮은 것이 국내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일 것입니다. 그러나 기존 취지에 벗어나 있는 것은 하루빨리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차이점3. DESIGN FEE(설계비)에 대한 인식 




▲ DESIGN DEPARTMENT(디자인 부서)



미국에서의 건축주의 건축설계에 대한 인식은 국내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미국 건축주들은 국내와는 달리 건축설계의 초반작업인 컨셉과정(아이디어 구상 및 스케치 등)에 대하여 비용을 정당하게 지불하고 있었습니다. 설계사무소에서도 계약체결 시 건축설계의 단계별로 필요한 액수와 총액을 보여주고 지불일정 또한 체계적으로 잡혀져 있어 거래가 명료한 듯 보였습니다. 




▲ 단계별 설계비와 지불일정(출처-KMD)



국내의 경우 일반인들의 건축설계에 대한 인식은 단순히 건축물에 대한 도면작업 등 결과물에 대해서만 지불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인식이 있습니다. 건축주들은 사실상 설계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초반 컨셉과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이 점은 더 좋은 건축물을 만드는데 장애요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한 건축주는 일단 설계사무소에 일을 의뢰하고 컨셉과 대략적인 디자인이 나오면 다른 설계사무소를 찾아가 더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한 사례를 들었는데요. 이러한 일들이 반복된다면 국내에는 설계사무소가 없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건축설계는 단순히 도면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건축을 설계한다는 것은 건축주와 건물을 이용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위해 대지의 모든 상황들(건축에서는 CONTEXT라고 함)을 고려하여 전략을 만들고 구상을 하며 이를 통해 하나의 결정체를 만들어내는 일입니다. 따라서 각 과정별 서비스에 대한 비용이 제대로 지불되고 계약이 정당하게 체결되어야 국내 건축도 점차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3가지 정도로 미국과 국내의 설계사무소 차이점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저는 결코 미국과 한국의 건축설계능력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국내 설계시장이 보다 활성화되고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들의 개선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많은 건축가들이 자신이 일한 만큼 정당하게 비용을 지불받으며 이에 따라 더 좋은 건축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래봅니다. 






Posted by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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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키

    잘 읽었습니다.

    2015.08.27 15:31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