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우연히 가족들과 함께 울산의 대표적 관광지인 간절곶 등대를 방문하기 위하여 온산 국가 산업단지를 지나치게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온산 산업단지와 온산항 일대의 주황색 불빛들은 단지 하나의 밤거리를 수놓은 가로등 불빛 마냥 내겐 큰 의미로 다가오진 않았고, 밤낮없이 뿜어대는 굴뚝의 연기는 미간을 찌푸리기에 충분했었다.


그리고나서 수년이 흐른 지금, 나는 울산지방해양항만청에서 울산항만의 위험물 안전 담당자로 발령받아 근무하고 있다. 그 때의 그 잔상들이 내 머릿속에서 채 지워지기 전에 현재의 자리에 근무하면서 내겐 하나의 사명감과 고마움으로 채워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심장과도 같은 산업수도 울산, 온 몸에 충분한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하기 위하여 심장이 쉼없이 박동하여 혈액을 돌게 하듯이 울산의 산업단지내 공장들을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365일 연료(원료)를 공급하는 숨은 공로자들이 있다. 바로 300여명의 울산항 위험물하역 안전관리자. 그들의 임무는 위험화물을 싣고 온 선박이 육상터미널에 접안하는 순간부터 이안할 때까지 하역현장의 최일선에서 화물의 안전한 이송을 책임지는 역할이다.


위험화물들은 주로 액체의 형태로 선박을 통해 수입, 수출이 되는데, 하역 안전관리자들은 선박과 육상(터미널)간에 매니폴더라는 하역시설을 통하여 화물의 이송을 감시하고, 수시로 선박과 육상 화물 배관들을 점검함은 물론, 해상에서의 너울, 바람과 같은 불규칙한 기상변화로부터 화물의 안전한 이송을 위하여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선박과 육상의 어느 한 곳에 빈틈이라도 생기면, 바로 대형 해양오염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울산항은 지난해 약 144백만톤의 액체화물을 처리하며 전국 액체화물의 약35%를 취급하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액체 위험물 중심항만이다. 원유, LPG, 윤활유, 항공유, 파라자이렌, 벤젠, 나프타 및 팜유(식물유) 등 취급하는 화물만 해도 수 백가지이며 이러한 화물들은 유독성, 인화성의 물질이 대부분이며 취급에 있어 고도의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따라서 울산항의 위험물 하역 안전관리자에게는 높은 전문성과 화물 취급의 섬세한 손길이 요구된다. 산업 현장에서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순한 플라스틱 조각이라도 사실 이분들의 노고가 없다면 품귀 현상을 빚을 수도 있는 일이다.


하역 현장에서 안전관리자들을 만나보면 늘 안전모에 얼굴이 가려지고 땡볕에 피부가 그을린 모습으로 피곤한 모습이 역력해 안타까움을 자아낼 때도 많지만, "내가 흘리는 땀방울이 곧 울산항의 안전이며 대한민국의 성장원료"라는 자부심과 긍지로 그들의 손발에는 항상 생기가 넘친다.



지난해 추석, 고향 대구를 찾은 한 탱크터미널의 하역안전관리자 최모씨는 연휴기간 중 급한 전화 한통을 받고 급하게 다시 회사로 출근한 일도 있다고 한다. 액체위험물을 싣고 온 선박의 탱크내 화물 이송장치에 이상이 발생하여 하역이 중단되었고 그 뒤에 대기중인 타 선박들의 접안스케쥴마저 전면 조정될 가능성이 컸으며, 그 중에는 처리가 급한 화물들이 있었다. 그의 오랜 경험과 전문성으로 선박과 회사의 큰 손실을 막을 수는 있어지만 가족들의 원성은 피할 수 없었다고 한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울산항의 해상안전 또한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문득 공자가 그의 제자인 자하子夏에게 말한 것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 흰 바탕이 있은 뒤에 채색을 하여야 아름답게 된다'는 회사후소繪事候素처럼 울삼항에 그들이 없었더라면, 울산 항만의 배후광이 빛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동북아 오일허브로의 비상을 위해 준비중인 울산항. 우리는 그들의 노고로 밝은 울산항의 미래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울산항 위험물 하역 안전담당자의 하루


울산지방해양항만청 항만물류과 정영광씨와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정영광씨는 울산항만의 하역안전 담당자로서 울산항만 사고 제로화에 기여하고, 민원인들의 편의 제공 등 지난 4월 이달의 베스트 민원상(장관상)도 수상한 바도 있는 자랑스러운 공무원이지요.





  


Posted by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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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기사

    멋져멋져 안경끼고 키 크신 분 인물 좋네. 포항에서 보냄

    2012.07.06 13:3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