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8월 17일 충남 태안군 신두리에 위치한 해안사구에 다녀왔습니다. 태안 신두사구는 길이 약 3.4km 폭은 0.5~1.3km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모래언덕으로 그 희소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천연기념물 제 431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입구에는 신두리 해안사구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신두리사구센터가 위치해 있었습니다. 전시실은 프롤로그부터 시작하여 바람언덕(신두사구, 시간의 흔적), 모래언덕(생태서식지 신두사구, 신두사구 친구들, 두웅습지 친구들), 신두언덕(사구가 아파요, 신두사구 지킴이, 신두 카이브, 샌드아트), 에필로그(또 만나 신두사구) 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 신두리사구센터 전경 


▲ 신두리 해안사구의 지형



신두리사구센터 체험을 마친 저는 직접 신두리 해안사구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해안사구로 들어가 보니 여느 백사장보다 더욱 고운 모래가 제일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래 속에 명주잠자리 유충인 개미귀신이 일명 개미지옥을 파놓은 자리가 곳곳에 보였습니다. 신두리 해안사구에는 개미귀신 말고도 동·식물 들이 매우 많은데요, 먼저 식물은 순비기나무, 갯그령, 갯쇠보리, 갯방풍, 해당화, 통보리사초, 메자기 등이 있습니다. 곤충에는 왕소똥구리, 애기뿔 소똥구리, 개미귀신, 조롱박 먼지벌레 등이 있고, 양서, 파충류는 표범장지뱀, 도롱뇽, 유혈목이, 무자치, 금개구리, 한국산 개구리, 청개구리, 맹꽁이가 있습니다. 


또 조류는 왜가리, 꼬마흰물떼새, 흰뺨검둥오리, 말똥가리, 알락꼬리마도요, 황조롱이, 종다리, 박새 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물은 고라니, 멧토끼, 삵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많은 동·식물을 가진 해안사구에도 위기는 있었습니다. 간척사업과 무분별한 개발로 외래종이 유입되고, 모래가 깎여나가면서 그 면적이 줄어들었으나 현재 그 생태계를 복원 중에 있습니다.



▲ 간척사업 전 신두사구 항공사진


▲ 1998년 간척사업 후 모래가 줄어든 신두사구


▲ 현재 신두리 해안사구 전경



아름다운 동·식물을 가지고 있는 꼭 지켜야할 신두리 해안사구! 환경오염과 생태계에 관심 있는 기자님들께서는 꼭 한번 가보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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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러한 자연경관이 꼭 보존되었으면 좋겠어요~!

    2015.09.04 16: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잘 읽었습니다

    2015.09.10 15:46 [ ADDR : EDIT/ DEL : REPLY ]
  3. sysea47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2015.09.11 22:42 [ ADDR : EDIT/ DEL : REPLY ]
  4. 앨리스심

    멋진 기사 잘 읽었습니다.

    2015.09.11 23:59 [ ADDR : EDIT/ DEL : REPLY ]
  5. 뷴명 간척사업이 미래를 볼때 좋을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자연이 점점 줄어나가는 것은 씁쓸해지게 하네요.

    2015.09.16 08:35 [ ADDR : EDIT/ DEL : REPLY ]
  6. G Pro

    가보고 싶은 곳들 중 하나입니다 ㅠㅠ

    2015.09.16 11:44 [ ADDR : EDIT/ DEL : REPLY ]
  7. 한번 꼭 가볼께요,.

    2015.09.16 13:44 [ ADDR : EDIT/ DEL : REPLY ]
  8. urbanpark

    신구사두에 대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잘 봤습니다!^^

    2015.10.10 01:51 [ ADDR : EDIT/ DEL : REPLY ]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평지가 부족한 나라입니다. 산이 많다는 것은 국토의 활용가능한 부분이 그만큼 적다는 이야기로, 조상들은 예로부터 활용 가능한 땅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동원하였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간척입니다.


간척에는 크게 무감조지간척(無感潮地干拓)과 감조지간척(感潮地干拓)이 있는데, 무감조지간척은 늪이나 저지대에 방조제를 쌓고 물을 빼낸 뒤 흙을 매립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감조지간척은 다시 해면간척(海面干拓)과 하구간척(河口干拓)으로 나누는데, 해면간척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지 않은 넓은 간석지에 방조제를 축조한 후 땅을 매립하는 방식이고, 하구간척은 하천의 하구언에 배수갑문이 있는 방조제를 설치한 뒤 하천 유지 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간석지를 매립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해면간척의 대표적인 예로는 영종도-용유도 매립공사가 있고, 하구간척의 대표적인 예로는 바로 새만금 간척사업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해안가에서 소규모로 이루어지는 간척은 대부분이 무감조지간척입니다.  



▲ 새만금 종합개발사업 원표 



새만금 간척사업은 1991년에 시작해 2010년 4월에 끝났습니다. 약 20년에 걸친 대공사로, 군산시 비응항-야미도-신시도-가력도-부안군 변산면을 잇는 33km의 방조제와 401㎢의 공유수면(토지 283㎢, 담수호 118㎢)을 육지로 바꾸는 공사였습니다.


2010년 새만금 방조제 전 구간에 대한 공사가 끝나고, 도로가 뚫리면서 군산과 부안의 거리가 1시간 이상 단축되어 이 지역에 획기적인 발전의 전기를 가져왔지요. 그리고 기존까지 섬이었던 고군산군도가 육지와 연결되어(신시도, 야미도, 가력도만 현재 연결되었고 고군산군도 전역으로는 접속도로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지역발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새로운 지도가 그려지고 있는 새만금, 특히 방조제의 핵심시설이 있는 신시갑문과 가력갑문이 위치한 신시도와 가력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 남가력도 정상에서 바라본 가력도공원 간척지의 모습


▲ 남가력도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 남가력도 북측에 설치된 카메라와 산책 데크



가력도는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에 속해있는 섬으로써 사실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곳은 아니었습니다. 남가력도와 북가력도 이렇게 2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새만금 간척사업의 방조제 경유지로 선정되면서 관리가 안 되었던 이 섬에 새로운 전기가 열리게 된 것이지요. 남가력도와 북가력도 사이에는 가력갑문이 조성되어 신시도 남동쪽의 신시갑문에서 만경강과 동진강에서 내려오는 물과 바닷물을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 방파제 안쪽에서 바라본 가력갑문의 모습



갑문은 방파제의 안쪽과 바깥쪽에 모두 설치되어 있어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가력갑문은 8짝(16개)으로 설치되어 있고, 신시갑문은 10짝(20개)으로 되어 있지요. 



▲ 갑문의 크기는 보는 이가 두려움에 떨 정도로 크게 느껴진다.



실제 갑문은 1개당 크기가 폭 30m, 높이 15m(5층 아파트규모)이고, 무게가 484톤이나 나갈 만큼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했습니다. 저렇게 크고 단단하게 설치되지 않으면 수압을 못 이겨 갑문 자체가 찌그러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 간척이 아닌 국가하천 두 곳(만경강, 동진강)의 하류를 막은지라 내려오는 물의 양이 엄청날 테니까요.



▲ 가력대교의 모습 (가력갑문 상부)


▲ 가력갑문의 모습 (서해 쪽을 바라본 모습)


▲ 가력갑문 위 가로등에 나란히 앉아있는 갈매기 세 마리


▲ 가력대교 위


▲ 가력도항에서 바라본 등대


▲ 남가력도에 위치한 가력도공원에서 바라본 전망대의 모습



가력도공원 조성 당시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현재에는 많은 구조물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간단한 놀이기구와 가로등, 산책 데크, 풍력발전기 등 관광명소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군산시, 새만금개발청 등 유관기관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가력도가 중요한 이유는 향후 새만금 내부개발이 이루어질 경우 이 지역이 금융, 상업 등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이에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 가력도에서 출발 대기 중인 군산시내버스 99번 차량.



기본적으로 새만금 개발은 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가 관리를 하는 것이 맞지만, 아직 자치단체 간 경계선이 획정되지 않았고 개발도 진행 중이기에 확정 전까지 이를 통합 관리할 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그리하여 2012년 12월, 새만금특별법이 개정(국토해양부 주관부서)되고 이듬해인 2013년 9월, 국토교통부의 외청으로 새만금개발청이 만들어지며 국토교통부 중심의 새만금 개발이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 신시도 199봉 정상에서 바라본 고군산군도



신시도 역시 가력도와 마찬가지로 새만금방조제 상에 위치한 섬입니다. 다만 가력도와는 달리 규모가 있는 섬이기에 이전부터 농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고군산군도의 일원으로서 관광지로도 활용이 되고 있었습니다. 이 와중에 새만금방조제로 신시도가 사실상 육지가 되면서 고군산군도 전체로 연결되는 도로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완공되면 고군산군도의 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맞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님께서도 지난 5월 8일, 이곳을 방문하여 상황을 점검하시는 등 새만금에 깊은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셨지요.



▲ 신시도 199봉 남쪽에서 바라본 새만금방조제


▲ 신시도 남쪽 절개지에서 바라본 신시갑문.



신시도 남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신시갑문은 전술했던 가력갑문과 더불어 새만금의 핵심배수시설이자 중요한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쭉 뻗어있는 저 방조제가 새만금의 미래를 간접적으로나마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 신시도 199봉에서 바라본 신시도-야미도 매립구간


▲ 새만금방조제 준공기념탑 쪽에서 바라본 신시갑문의 모습



갑문에서 물이 방류되기 전에는 항상 사이렌이 울립니다. 사이렌이 울리면 곧 방류 예정이니 인근 선박들은 피항할 것을 알리는 거지요. 또한 사이렌 후에도 순찰선이 갑문 일대를 한 바퀴 돌며 혹시라도 남아있을 배들까지 피항시킵니다.



▲ 새만금방조제를 따라 쭉 뻗은 도로



새만금방조제는 전구간이 국도 제77호선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국도 제77호선은 우리나라의 서쪽과 남쪽을 한 바퀴 휘감는 도로로, 길이가 약 1,200km에 달해 국내에서 가장 깁니다. 도로여행 하는 분들에게는 동해안 종주노선인 국도 제7호선과 더불어 꿈의 노선입니다.


단군 이래 최대의 간척사업이라 불리며 대한민국 지도를 새로 그리는 새만금간척사업. 향후 새만금 간척지의 활용에 따라 국가의 전체 이미지가 바뀔 수도 있기에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원해봅니다. 더불어 아직까지 새만금을 와보지 못하신 분들이라면 잘 짜여 진 대중교통을 이용해 새로운 간척의 역사가 쓰이는 현장을 직접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Posted by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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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유혜민

    사진이 많아서 눈에 확들어오네요 잘봤습니다!

    2015.07.04 20:45 [ ADDR : EDIT/ DEL : REPLY ]
  3. 조동조동

    사진이 많아 읽기 좋았어요!!

    2015.07.05 17:40 [ ADDR : EDIT/ DEL : REPLY ]
  4. Seoul

    새만금 꼭 가보고싶습니다

    2015.07.05 19:16 [ ADDR : EDIT/ DEL : REPLY ]
  5. sysea47

    사진이 기사 내용 이해에 더욱 도움을 주는 것 같네요.
    평소에 간척 사업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이 배우고 갑니다~

    2015.07.05 21:53 [ ADDR : EDIT/ DEL : REPLY ]
    • 다양한 간척지들이 우리나라에 많이 있는만큼, 그곳들을 다니는 것도 색다른 묘미가 아닐까 하네요 :)

      2015.07.09 12:08 신고 [ ADDR : EDIT/ DEL ]
  6. 간척사업에 대한 상세한 정보 감하삽니다!

    2015.07.06 17:14 [ ADDR : EDIT/ DEL : REPLY ]
  7. wmfm

    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다~

    2015.07.07 08:51 [ ADDR : EDIT/ DEL : REPLY ]
  8. 많은 분들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혹여나라도 새만금 여행과 관해 정보가 필요하신분은 메일 등으로 연락드리면 제가 정보 더 알려드릴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15.07.09 01: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21891123@naver.com
      새만금 주변 관광지 정보 부탁드립니다 ㅎ

      2015.07.09 11:32 신고 [ ADDR : EDIT/ DEL ]
    • raser님 자료 드렸습니다. 혹 더 필요한게 있는지요?

      2015.07.09 11:35 신고 [ ADDR : EDIT/ DEL ]
    • 오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군산쪽에 관심이 많이 가는데 군산 사시나봐요 ㅎ 앞으로 종종 물어볼게요!

      2015.07.09 11:37 신고 [ ADDR : EDIT/ DEL ]
    • 네네 질문은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군산에 새만금 말고도 갈 곳이 많으니 참고하시면 :)

      2015.07.09 11:41 신고 [ ADDR : EDIT/ DEL ]
  9. 김동현

    아, 새만금 간척에 대해서 너무 잘 알아갑니다!

    2015.07.11 13:28 [ ADDR : EDIT/ DEL : REPLY ]
  10. 김동현

    아, 새만금 간척에 대해서 너무 잘 알아갑니다!

    2015.07.11 13:28 [ ADDR : EDIT/ DEL : REPLY ]
  11. 김동현

    아, 새만금 간척에 대해서 너무 잘 알아갑니다!

    2015.07.11 13:28 [ ADDR : EDIT/ DEL : REPLY ]
  12. 이은학

    잘 읽었습니다~

    2015.07.13 15:28 [ ADDR : EDIT/ DEL : REPLY ]
  13. 찐똥

    새만금 간척 사업 정보 감사합니다

    2015.07.29 22:25 [ ADDR : EDIT/ DEL : REPLY ]
  14. KIA

    새만금 꼭 잘 되길 빕니다 ㅠㅠ

    2015.07.30 00:16 [ ADDR : EDIT/ DEL : REPLY ]
  15. 공룡

    예전에 가 본적이 있는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2015.07.30 08:01 [ ADDR : EDIT/ DEL : REPLY ]
  16. 별빛페넥여우

    사회시간에 배운 지속 가능한 발전이 떠올라요

    2015.07.30 23:25 [ ADDR : EDIT/ DEL : REPLY ]
  17. 별빛페넥여우

    사회시간에 배운 지속 가능한 발전이 떠올라요

    2015.07.30 23:25 [ ADDR : EDIT/ DEL : REPLY ]
  18. 별빛페넥여우

    사회시간에 배운 지속 가능한 발전이 떠올라요

    2015.07.30 23:25 [ ADDR : EDIT/ DEL : REPLY ]
  19. 별빛페넥여우

    사회시간에 배운 지속 가능한 발전이 떠올라요

    2015.07.30 23:25 [ ADDR : EDIT/ DEL : REPLY ]
  20. urbanpark

    새만금이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더욱 잘 개발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15.08.27 01:58 [ ADDR : EDIT/ DEL : REPLY ]
  21. 경몬

    새만금의 발전이 기대됩니다~

    2015.09.10 12:17 [ ADDR : EDIT/ DEL : REPLY ]


역사는 한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다. 그 시대의 역사는 그 시대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 흐름의 맨 앞에 서는 사람은 있다. 그가 반드시 위대한 사람은 아닐지라도, 또는 선량한 사람은 아닐지라도 그 의지와 창의는 다른 사람들의 등을 떠밀고 어깨를 빌리고 손발을 움직이게 만든다. 유조선까지 끌고 와 초속 8미터로 흐르는 바닷물을 막아 보려 했지만 실패하고 유조선이 저만치 밀려간 풍경 앞에서 아연실색한 사람들 가운데에서 “다시 예인선을 부르라”고 호령하던 현대그룹 회장 정주영 역시 그랬다.




▲ 유조선 공법(출처: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http://bit.ly/19AUhFF)



“물탱크 채워!” 22만 6천 톤의 육중한 폐유조선이 점차 물 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고 놀랍게도 그 몸체가 해저에 닿으면서 해수의 흐름은 완연히 그 기세가 꺾였다. “지금이다!”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단 이틀 만에 지긋지긋하던 물막이 공사가 이뤄졌고 290억의 공사비와 36개월의 공사기간이 절약됐다. 본격적인 간척 사업이 전개됐다. 새로이 육지가 될 운명이었던 서산 A,B 지구의 넓이는 여의도의 33배, 1억5537만㎡(4700만평)의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일대의 해안선은 110킬로미터에서 8킬로미터로 10배가 넘게 줄어들었다.


그렇게 흙을 쏟아 부어 바다를 육지로 만들었다고 해서 금방 쓸 수 있는 땅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최소 수 백 만년 동안 바다였던 곳의 소금기를 빼는 데에도 몇 년의 세월이 들어갔다. 그 지난한 작업이 끝난 후 눈 앞에 펼쳐진 것은 지평선과 수평선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거대한 평원이었다. 우리나라 전체 농지 면적의 1%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벼농장.


  

 

▲현대서산농장 (출처: http://www.hdfnd.co.kr/)



<광야에서>를 노래하면서도 진짜 ‘광야’는 만주 벌판 쯤에서나 봐야 했던 한국인들에게 그 광막한 땅덩이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풍경이었다. 비행기에서 농약을 뿌려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푸른 벼들의 바다는 그때까지 한국인에게는 외국에 가서나 눈 여겨 볼 수 있는 일종의 신천지였던 것이다. 정주영 역시 가난한 농민의 자식으로서 땅에 대한 집착이 남달랐다. 


“타고난 농사꾼이었던 그는 세심하게 작황을 살폈다. 제대로 추수가 안된 곳이 눈에 띄면 불호령이 떨어졌다. 한 직원은 “한번은 그가 B지구의 풀 속에서 추수가 안된 보리를 발견한 적이 있었다. ‘농사꾼이 어디 곡식을 남겨두는 법이 있느냐’며 내리 30분 동안 혼이 났다. A지구에 가서 무논에 벼 포기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서야 화가 누그러졌다”라고 말했다. 윤석용 영농작업부장은 “그분은 곡식을 무척 아꼈다. 벼를 뽑아 보고 뿌리의 생육 상태를 본 다음에는 반드시 다시 심어 놓게 했다. 이삭을 세어 볼 때도 모가지를 뽑았다가는 불호령이 떨어지기 일쑤였다”라고 말했다.” (시사저널 2000.11.30) 뿐만 아니라 “시험 영농이 있었던 1985년부터 15년 동안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5시에 전화로 ‘영농 현황 보고’를 받았다. 장비들의 작업 위치가 어디인지, 송아지가 새로 몇 마리나 태어났는지, 논에 물은 충분히 차 있는지, 그는 이것저것을 꼬치꼬치 캐어 물었다”고 하니 가히 상상이 간다.


땅에 대한 집착은 그가 바로 이 땅의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트라우마일지도 몰랐다. 그 자신 “서산농장의 의미는, 수치로 나타나는, 혹은 시야를 압도하는 면적에 있지 않다. 서산농장은 그 옛날 손톱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돌밭을 일궈 한 뼘 한 뼘 농토를 만들어가며 고생하셨던 내 아버님 인생에 꼭 바치고 싶었던, 이 아들의 때늦은 선물이다.” (<이 땅에 태어나서> 정주영)라고 말하고 있거니와, '내 땅' 한 마지기란 지주 앞에서 죽는 시늉도 하고 돌밭 자갈밭 가리지 않고 곡괭이질을 손바닥에 피가 나도록 했던 수백만 농민들의 가슴에 엉킨 한이요 숨길을 막은 가래요 토해 내고 싶은 핏덩이였다. 이는 또한 그 자식들이 이 악물며 꿈꾸던 "내 집 한 칸"의 소망으로 이어졌다. 바다를 평야로 만드는 간척은 그래서 희망일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톨스토이의 우화 하나를 떠올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하루 해가 떠 있는 동안 내달려 해가 떨어지기 전까지 출발점으로 돌아온다면 간 거리만큼의 땅을 주겠다는 말에 우화 속 주인공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를 외치며 가능한 멀리까지 나아간 뒤 출발점으로 돌아오기 위해 전력을 다해 달리다가 숨에 차 쓰러져 죽고 만다.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의지가 욕심으로 화하고 소박한 희망이 대박의 탐욕으로 변할 때 행운은 악운으로 돌변할 수도 있다는 교훈을 배운다 . 



 

▲ 출처: 공간정보 오픈플랫폼 http://map.vworld.kr/map/maps.do#



우리는 많은 땅을 얻었다. 호남평야의 너른 들, 서산 앞바다를 메우고 생긴 서산 농장, 그리고 서울 시민들의 생활 쓰레기를 몽땅 받아 안고 있는 김포 매립지까지. 5톤짜리 바윗돌을 공깃돌 부리듯 하는 그 무지막지한 바다를 돌과 흙으로 메우고 유조선으로 물을 막고,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옮기고 바꾸면서 한국인들은 그 역사에 없던 거대한 땅덩이를 국토에 편입시켰다. 이는 불가능을 가능케 했던 대단한 용기의 소산이었다고 치하할 만하다. 그러나 아울러 그 광대한 땅은 그 넓이만큼의 풍성한 갯벌과 간척지에서 생산되는 쌀만큼이나 값진 황금 어장을 소멸시키고 생겨난 것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인구는 많고 땅은 좁은” 콤플렉스에 갇히던 시절로부터 벗어 난지는 이미 오래고, ‘내 땅’에 목숨을 걸던 시대로부터도 비교적 자유롭다. 그렇다면 이제는 험한 바다를 메우던 용기와 아울러 과연 우리 국토를 더욱 효율적으로, 그리고 후손들에게도 유익하도록 가꾸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때에 도달하지 않았을지.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변화에 감격하고 스스로를 고무할 때도 있었으나 이제는 뽕나무 밭은 뽕나무 밭대로, 푸른 바다는 푸른 바다대로 우리가 발 딛고 노 저어 살아야 할 터전으로 삼아야 할 때가 아닐는지. 일제 시대 이래 간척의 역사는 20세기를 관통하고 장악했다. 이제 21세기의 대한민국은 또 다른 역사(役事)를 필요로 할 것이다. 용기와 집념에 더하여 신중한 지혜와 미래를 위한 슬기가 곁들여진, 그리고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새로운 역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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