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아름다운 기차역이 많습니다. KTX의 등장과 함께 시골 간이역 이용객이 줄어들면서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데요. 화본역은 옛 모습을 간직한 정겨운 느낌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제가 방문해본 기차역은 경북 군위에 있는 화본역인데요. 대한민국에서 아름답고 아담하기로 소문난 역이랍니다.

 

 


리틀포레스트의 배경이 된 아름다운 기차역


화본역은 영화 리틀포레스트의 촬영지와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리틀포레스트는 아름다운 군위군의 모습이 담겨 있어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가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오가는 열차가 4편만 정차하는 작은 간이역이지만, 화본역은 몇몇 간이역을 제외하면 군위군에서 객차가 멈추는 유일한 기차역입니다. 그런 이유로 1936년에 지어진 화본역의 옛 모습을 그대로 살리면서 여행객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게 보수해 새롭게 단장했다고 합니다.



아름답고 아담한 화본역에서 기념사진



화본역은 작은 오두막집처럼 보였습니다. 문을 두드리면 꼭 난쟁이가 문을 열어 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화본역 안으로 들어가니 입구에 작은 매표소가 있었고,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사진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매표소 옆으로 화본역의 모습이 조각된 스탬프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역장님께 말씀드리면 화본역 방문 기념 스탬프 용지를 주시니 잊지 말고 꼭 챙겨서 스탬프를 찍어보세요.



화본역 매표소 앞에 비치되어있는 기념 스탬프



-위치 : 경북 군위군 산성면 산성가음로 711-9

-입장료 : 자차 혹은 기차 외의 교통편으로 찾았을 경우 역 구내 입장권 1,000

-기타 정보: 실제 기차가 운행하는 역이니 안전 유의

 

역 밖으로 나오니, 코스모스가 철길을 따라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파란 하늘과 기찻길을 보니 여행을 하듯 설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화본역 철길 앞에서 기념사진



철길을 뒤로하고 계단을 내려가면, 라푼젤 성처럼 생긴 급수탑이 있습니다.

 

급수탑은 오랜 세월 동안 옛 증기기관차가 다닐 때의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증기기관차가 운행했을 당시 노선의 거점 역마다 꼭 필요했던 급수탑은 전국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화본역의 급수탑은 다른 곳과는 달리 내부를 볼 수 있었습니다.

 

내부를 볼 수 있다고 하여 자유의 여신상 내부의 계단처럼 올라갈 수 있는 줄 알고 기대했는데 계단은 없고 텅 빈 굴뚝같았습니다. 이에 대한 이유는 급수탑 설명을 보고 알 수 있었습니다. 급수탑은 사람이 드나드는 곳이 아니라, 상단의 물탱크를 급수탑의 배수관을 이용하여 증기기관차에 공급하는 용도로 사용했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증기기관차가 어떤 구조로 움직였는지 궁금해서 내부를 둘러보았습니다. 급수탑 내부에는 창밖을 내다보는 소녀와 고양이상이 있어 사진을 찍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화본역에 위치한 급수탑의 내부모습



화본역을 여행하는 동안 영화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었습니다. 화본역 근처에는 리틀포레스트 영화의 주인공인 혜원의 집이 가까이 있었습니다. 낙엽이 아름다운 가을,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Posted by 국토교통부

댓글을 달아 주세요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휴가를 맞아 전국투어를 떠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국토를 물씬 느끼기에 가장 좋은 것은 바로 자연이 숨쉬는 철도길을 따라 떠나는 여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휴가철이면 더욱 사랑받는 교통수단, 기차!


오늘은 하나뿐인 기차의 길, 철도의 모든 것을 알아 볼 수 있는 철도박물관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철도는 1804년, 영국의 트레비직에 의해 처음 증기기관차가 발명되었고 우리나라는 1899년 9월 18일 처음 철도가 운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철도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곳으로 철도박물관이 지어지게 되었는데요.  옛 증기기관차를 비롯한 각종 차량 그리고 철도관련 통신과 시설, 그리고 철도운수업무의 발전과정등 철도에 대한 체험의 장으로 마련되었습니다. 


철도박물관의 실내전시실은 총 2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층에는 철도의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1897년 3월 22일 경인철도 기공식 사진이 크게 걸려있는 중앙홀을 중심으로 차량실, 역사실 등의 전시실이 위치해 있습니다. 



철도 건설 이전의 교통수신과 세계최초 증기기관차, 우리나라 최초 증기기관차 등의 모형도 확인 할 수 있으며 경인철도부설 계약서와 도면 등 당시에 사용된 레일들이 그대로 보관되어 있어 철도의 흐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철도박물관의 하이라이트로는 모형철도 파노라마실을 꼽을 수 있는데요. 철도박물관에 오시게 되면 꼭 한번은 보고 가야 정석이라고 할 정도로 전철의 역사를 그대로 만나 실 수 있습니다. 옛날 비둘기호열차부터 시작해 화물열차, 통일호, 무궁화호, 새마을호 열차, 과영전철전동차, KTX 순으로 기차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기차들이 작은 공간에서 다 함께 움직이니 특히나 교통에 관심많은 아이들이 굉장히 흥미롭게 관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불이 꺼지면서 어둠이 내리고 밤이 되어서 움직이는 전철의 모습도 보는 묘미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전철들이 움직이는 것만 보느냐? 아니죠! 우리도 직접 체험해 봐야겠죠! 
그래서 옆에는 열차운전 체험실이 따로 마련되어있습니다.



직접 본인이 기관사가 되어 운전석에 앉아 열차를 운전해보며 속도감을 느껴볼 수 있는 가상 열차운전 체험실인데요. 정말 내가 기차를 운전하는 것처럼 실감나도록 움직이는 눈앞 화면과 의자도 함께 철도따라 쿵쿵쿵 움직이는 효과를 주니 아이들이 정말 흥미로워하더라구요다음은 2층으로 올라가봅니다.



2층에는 철도건널목 차단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전기신호통신실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철도신호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공간이며 통신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에 대한 역사를 알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철도에 사용되는 나무가 어떤나무로 이루어지는지 알고계시나요?

저도 여기에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는데요
. 레일에는 철침목, 나무침목, pc침목 으로 이뤄어진다고 해요.


이런 나무로 구성되는 선로와 그에 관련된 각종 공구들을 볼 수 있고
 옛날 기차표부터 시작해서 열차운행표들의 역사도 함께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철도하면 철도제복도 굉장히 멋있죠. 철도제복의 변화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대를 거듭하면서 점차 세련되어진걸 느낄 수 있죠.



뿐만 아니라 세계각국의 고속철도 모형의 지구본에 각 대륙의 철도운행을 영상으로 볼 수 있어서 곳곳의 철도운행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철도의 역사와 철도와 관련된 상식들을 비롯해 고속철도 건설과정들을 학습할 수 있는 체험터로 영상실이 따로 위치해있으니까요, 시간 여유가 있으시면 대형스크린을 통해서 학습해보는 유익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이제 야외로 나가볼까요?


박물관 내에서는 철도의 역사에 대해 공부를 했다면 그 역사를 타고 발전해온 철도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옛날에 운행되었던 증기기관차부터 시작해서 디젤전기기관차, 지하철 전동차 등 각종 기관차와 귀빈객차, 무궁화호통일호비둘기호 등 다양한 장비들을 전시하고 있는 특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 이 철도박물관의 야외 전시장에는 등록문화제가 총 9점이나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데요.

파시 증기기관차
,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이 사용한 귀빈객차, 주한유엔군사령관 전용객차, 협궤무개화차대한제국기경인철도레일 등이 그 대표적인 역사의 산물입니다.



이 열차들의 안을 들여다 볼 수도 있고 직접 타볼 수도 있으니, 그 시대를 살지 못한 우리들에게 그 시대로 돌아가 체험해 볼 수 있는 아주 뜻깊은 기회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주말에는 과학과 기차를 접목시킨 체험교실도 열리는데요.




많은 아이들이 흥미롭게 과학도 체험해보고 기차이야기도 함께 배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교실입니다. 단 6세 이상의 어린이부터 가능한데요. 아이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과학의 분야를 쉽게 기차이야기로  풀어내니 훨씬 유익한 공부가 될 것 같죠?



뿐만 아니라 이렇게 철도가 철도박물관 바로 옆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기차들도 쉽게 마주칠 수 있는데요 기차전망을 보기 좋은 곳도 따로 마련해두어 실제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들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역시 철도에 대해서 알고나니 괜히 기차여행을 훌쩍 떠나고 싶은 느낌이 들었는데요. 
철도의 역사속으로도 함께 칙칙폭폭 철도여행을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전철 : 1호선 의왕역 2번출구 우측방향 도보 10분
버스 : 경기 1-1,1-2번 버스 철도대학앞 하차

더 자세한 내용은 철도박물관 홈페이지 (
http://railroadmuseum.co.kr ) 를 참고하세요^^







Posted by 국토교통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예전에는 관람료도 저렴하고 좋았는데 올초 부턴가 입장료가 너무 많이 올라서 살짝 부담스러움

    2014.09.12 02:09 [ ADDR : EDIT/ DEL : REPLY ]
  2. 비밀댓글입니다

    2014.09.12 02:12 [ ADDR : EDIT/ DEL : REPLY ]
  3. TAG KTX, 경인철도, 경인철도기공식

    2014.09.14 06:57 [ ADDR : EDIT/ DEL : REPLY ]
  4. TAG KTX, 한국철도 한국철도기공식

    2014.11.11 08:52 [ ADDR : EDIT/ DEL : REPLY ]

전라남도 곡성군 섬진강 기차마을

신나는 여름방학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냥 공부만 하며 보내기엔 방학이 너무 아깝지 않나요? 해외여행을 가기엔 돈도 시간도 부족하다구요? 그렇다면 전라남도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섬진강 기차마을로 떠나보세요!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에 위치한 시설로, KORAIL관광계발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구 전라선 철도를 이용하여 증기기관차를 운영하며 섬진강과 국도 17호선을 따라 관광객이 직접 레일바이크를 타고 달려볼 수 있는 열차 체험공간입니다. 



섬진강 기차마을의 체험시설은 크게 증기기관차와 레일바이크가 있습니다. 먼저, 증기기관차는 가정역과 섬진강 기차마을(구 곡성역)사이 약 10km를 하루에 5회 정도 운행하며 우리나라의 과거 증기기관차를 직접 탑승하여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증기기관차는 섬진강 기차마을 사이트에서 사전예매 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섬진강 기차마을의 체험시설은 레일바이크가 있습니다. 섬진강 기차마을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레일바이크는 두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먼저, 기차마을 레일바이크는 섬진강 기차마을 내(약 2.4km)를 순환하는 레일바이크로 1회 순환 당 20분 정도 소요됩니다. 자연을 가로지르며 달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차마을 레일바이크는 증기기관차와 다르게 사전 예매없이 현장에서 바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로, 섬진강 레일바이크가 있습니다. 섬진강 레일바이크는 침곡역부터 가정역까지 편도 약 5.1km의 거리를 달리는 코스입니다. 1회 이용시 30~40분 정도 소요됩니다. 섬진강을 바라보며 달리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섬진강 레일바이크는 인터넷 예약과 현장 예약 모두 가능합니다. 



섬진강 기차마을만 보고 오기엔 약간 아쉽다면 섬진강 래프팅과 자전거 하이킹, 출렁다리 등 주변의 다양한 볼거리도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곡성군 사이트(http://www.simcheong.com)와 섬진강 기차마을 사이트(http://www.gstrain.co.kr/)를 참고하세요.


이번 여름방학은 조금 더 특별한 기차를 만나보시는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국토교통부 대학생기자단 2기 김연지(경기)기자였습니다.














Posted by 국토교통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오~ 멋진일입니다.
    곡성 기차마을 너무 좋겠는걸요.
    가보고 싶어요. ^^

    2014.06.18 09: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김연지

    안녕하세요. 김연지 기자입니다! 기사에 대한 관심 감사합니다! 가족여행으로도 좋고, 친구들끼리 가도 좋아요^^
    꼭 한번 방문해보세요~

    2014.07.04 18:23 [ ADDR : EDIT/ DEL : REPLY ]


경부선이 완공되던 즈음 나라는 멸망으로 치닫고 있었지만 철도 노선은 시시각각으로 확장되고 있었다. 

경부선이 완공된 지 1년 뒤에는 서울에서 신의주까지 달리는 경의선이 완성됐고 1908년에는 융희호 (순종 황제의 연호)라는 특급 열차가 부산에서 신의주까지의 한반도를 종단하게 된다. 


시속 40킬로미터의 속도로 초량(부산)에서 서대문까지 11시간 걸렸으니 신의주까지도 그만큼의 시간이 소요 되었겠지만 그 정도만 해도 당시 대한제국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문화적 충격이었다. 부산에서 신의주까지의 수천 리 길이 하루면 족하게 된 것이다. 물론 철도에서 문화적 충격을 누린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철도가 앗아간 목숨과 재산 때문에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을 테지만. 




▲ 압록강 철교(출처: 민족문화대백과사전)



1911년 대한제국이 완전히 멸망하고 일본의 일부가 된 다음 해 일제는 또 하나의 공사를 마무리 짓는다. 그것은 압록강 철교였다. 대륙 침략의 야욕을 불태우던 일본은 철도를 신의주에서 맺음 할 생각이 꿈에도 없었다. 일본이 머리 속에 두고 있었던 것은 중국의 철도 안봉선. 신의주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중국 도시 안동과 만주의 중심 봉천을 잇는 철도였다. 원래 이 철도는 러일 전쟁 당시 일본의 필요로 인해 날림으로 깔았던 협궤 철도였다. 


일본은 이를 경의선과 연결하기 위해 협궤에서 표준궤로 바꾸는 공사를 했고 이로써 압록강 철교로 경의선은 광활한 대륙으로 나아가는 관문이 된다.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거리낌없이 봉천․장춘까지 내달리게 된 것은 물론 1930년대 이후에는 시베리아 철도와도 연결되어 부산에서 유럽행 열차표를 사고 서울에서 마드리드 행 기차표를 끊는, 2013년 분단된 나라에 사는 우리의 상상 속에서는 완전히 거세돼 버린 광경이 경의선과 압록강 철도를 통해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상상해 보시라. 동네 국철 역에 가서 “파리 두 장하고 베를린 넉 장이요!”를 주문하는 장면을. 


수많은 사람들이 철도를 타고 대륙으로 퍼져 나갔고 또 많은 사람들이 독립의 꿈을 품고 그 철도를 통해 국내로 잠입했다. 의열단 단원들이 폭탄을 품고 콩닥거리는 가슴을 어루만지며 서울행을 감행하던 것은 경의선이었고 의열단 단원들이 처음으로 폭탄을 던지며 대한독립만세를 부르짖은 곳은 경의선에서 경부선으로 갈아탄 뒤 그 끝자락 부산과 밀양에서였다. 베를린 올림픽의 영웅 남승룡과 손기정은 경의선을 타고 만주로 가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유럽으로 가며 세계 제패의 꿈을 꾸었고 일본군에 강제 징집된 젊은이들이 피눈물 흘리며 기차에 올라타고 맘에도 없는 일장기를 휘둘러야 했던 곳도 경부, 경의선의 각 역이었다. 


 


▲ 이원수와 최순애(출처: 디지털 양산)



그 중 <고향의 봄>의 작사자 이원수와 동요 <오빠 생각>의 작사자 최순애의 만남에 얽힌 사연 하나를 끄집어내 보자. 두 사람은 모두 잡지 <어린이>에 동시를 투고하여 등단했다. 그러나 최순애의 집은 수원이었고 이원수의 집은 마산. 천리 밖에 떨어져 있었다. 한 잡지에 등단한 인연으로 그들은 펜팔 친구가 됐고 꾸준히 편지가 오가며 그 속에서는 연정이 싹텄다. 그리고 둘은 제대로 얼굴도 보지 못한 상태에서 결혼을 청하고 그를 응낙한다. 원조 접속 커플이라고나 할까. 


마침내 둘이 얼굴을 마주하기로 한 날, 이원수는 경부선 기차를 타고 최순애가 기다리는 수원으로 향했다. 무슨 색 옷을 입고 갈 것이라는 007 미팅 식의 약속까지 철석같이 한 상황. 그런데 목을 학처럼 늘이고 기다리던 최순애 앞에 이원수는 나타나지 않는다. 제 시간 열차의 손님들이 다 빠져나간 뒤에도 최순애는 플랫폼을 떠나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에게 날아든 것은 또 하나의 청천벽력이었다. 이원수가 독서회를 통해 불온한 움직임을 보였다는 이유로 구속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이원수는 그로부터 거의 1년간 옥에 갇히게 되는데 최순애의 집에서는 ‘빵잽이’ 사위를 달가와하지 않았고 최순애에게 다른 혼처를 제시하지만 최순애는 완강하게 고개를 젓는다. 출감 후 이원수는 최순애의 집에서 몸을 회복했고 이윽고 결혼식을 올린다. 이원수는 영원한 최순애의 ‘오빠’가 되었고 최순애는 이원수 평생의 ‘봄’이 되었다.



 

▲ 막스 데스퍼의 '대동강 철교를 지나는 사람들'



일제 강점기 조선 땅에 위치했던 것치고 사연 없고 아픔 없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마는 그나마 철도, 특히 경의선의 경우는 차라리 그때를 더 추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대륙을 향해 힘차게 연기를 내뿜고 달리던 시절은 분단으로 마감됐기 때문이다. 휴전선 남쪽의 경의선은 그 끄트머리만 뚝 잘린 채 서울의 교외선으로 전락했다. 경의선 최대 난공사 지역으로 꼽혔던 청천강과 대동강 철교는 폭격으로 박살났고 그 끊어진 철교의 잔해에 죽을둥살둥 매달려 목숨을 건 피난길에 나서던 사람들은 종군기자 막스 데스퍼의 사진으로 영원히 남게 된다. 그리고 지금도 압록강에는 미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옛 압록강 철교가 끊어진 모습으로 서 있다. 마치 끊겨버린 대륙으로의 길을 상징하듯이. 


경부선 또한 전쟁의 홍역을 치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수도 없는 사람들이 부산에서 피난살이의 설움을 톡톡히 치르고, 또 그 와중에 사랑도 엮어가면서 세월을 보낸 후 경부선 열차로 서울행을 택하던 모습을 노래한 것이 바로 남인수의 <이별의 부산 정거장> 아니었던가. 그 유명한 1절과 2절은 제쳐 두고 3절 가사 일부만 소개해 본다. “가기 전에 떠나기 전에 하고 싶은 말 한마디를 유리창에 그려보는 그 마음 안타까워라 / 고향에 가시거든 잊지를 말고 한 두자 봄소식을 전해주소서 / 몸부림 치는 몸을 뿌리치고 떠나가는 이별의 부산정거장” 


 


▲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출처: 파주 관광정보)



이렇듯 역사의 슬픔과 아픔을 두루 아로새긴 철도의 단면을 우리는 임진각에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지금 임진각에서 녹슬어 가고 있는 증기기관차가 멈춰 선 것은 1950년 12월 31일이었다. 경의선을 이용하여 평양에서 군수물자를 싣고 오다가 경의선 장단역에 정차한 이 열차는 미군의 사정없는 폭격을 받는다. 불리해진 전황 속에 혹시 북한에 노획될 것을 두려워한 탓이었다. 아니나다를까 북한군은 기관차 뒤의 25량을 탈취해 갔고 1,020발의 총탄을 맞은 기관차는 지금도 임진각에서 우리를 맞고 있다. 요즘은 그 앞에 가면 5분마다 한 번씩 증기기관차의 경적 소리를 들려 준다고 하는데 모르긴 해도 그 소리는 무척이나 구슬프게 들릴 것 같다. 이 나라 철도가 숨기고 있고 간직하고 있는 슬픈 사연과 억울한 마음들이 연료가 되고 식민지와 분단, 전쟁의 역사가 연통이 되어 만드는 소리일 것 같기 때문이다.  


Posted by 국토교통부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