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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28 KTX 카풀하는 시대, 다시 돌아온 옛 협궤열차 (1)


KTX도 카풀하는 시대, 다시 돌아온 옛날 협궤열차

제가 사는 곳은 수도권 주변이 다들 그렇듯 아파트 단지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이에요.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옆 동네와 우리 동네를 구분짓는 다리 밑으로 강이라고 부르기엔 협소한 하천이 하나 흐른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하천 옆으로는 보통 볼 수 있는 철도보다는 폭이 많이 좁아 보이는 버려진 철도가 놓여있어요. 보통 철도보다 폭이 좁아서 협궤철도라고 불리는 철도 주변에는 많은 가로수들과 걷고 싶은 길이라는 이름의 황토길이 조성되어 있어서 자칫 쉽게 삭막해 질 수 있는 아파트 단지 주변의 조경을 조금이나마 더 자연에 가깝게 만들어 주는것 같습니다. 게다가 아파트 단지의 주변의 많은 주민들은 그 주변을 주말 나들이나 운동할 때 종종 이용하곤 해요.

▲ 다른 철도보다 폭이 좁아 협궤철도라고 불리는 이 철도길은 운행중지가 된지 꽤 오래되었기에 이렇게 아이들 놀이터로도 종종 이용됩니다.

부모님으로부터 이게 예전에는 수원과 인천을 잇는 철도였는데 운행이 중지된지가 꽤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많이 아쉬워 했어요. 왜냐면 제가 사는 안산에서 수원이나 인천은 그다지 멀다고 할 수 없는 거리인데 지하철을 이용하면 버스를 이용하는 데에 반해 돌아가는 길 밖에 없어서 시간이 2배 가량 더 들기 때문입니다.



1937년도부터 달리기 시작한 협궤 열차

수인선의 역사를 살펴보면 생각보다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철도인데요. 그 시작은 무려 일제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1937년도에 조선경동철도가 소래지역의 소금을 운송하기 위해서 만든 협궤철도가 바로 수인선인데요. 사실 소금의 운송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고 경부선에서 운송되어온 군수물자와 수려선에서 운송되어 온 식량을 인천으로 수송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네요.

해방 이후에는 수인선이 경유하는 화성시, 안산시, 시흥시가 작은 농어촌 마을과 염전 지역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그 곳 주민들의 주요한 교통수단이었다고 해요. 주변 주민들이 시장을 오가거나 통학용도로 사용하는 등 활발히 이용되었지만, 경유 지역들이 발전하면서 도시를 형성하고 도로 교통이 형성되기 시작하자 승객수가 급감하기 시작해서 1996년 1월 1일에 결국 운행을 중지하고 폐지하게 되었습니다.


▲ 시외버스가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잡기 전까지 주민들의 발이었다는 수인선. 왠지 이 사진을 보니 경의선의 ‘철마는 달리고 싶다’ 가 떠오르네요.

 

수인선은 1973년 수려선 폐지 이후로는 한국 유일의 협궤 열차였던 터라 1995년 12월 31일 마지막 운행을 마친 이후로 관광명물로 협궤 선로나 열차를 남기고자 하는 시도들이 많이 있었는데 지자체에서 구체적으로 진행된 건 안타깝게도 없었답니다. 사실 시외버스를 필두로 하는 도로교통수단들이 주축을 이루게 되면서 수인선은 그 본래 존재 목적을 상실했다고 보는게 맞을 텐데요. 요새들어 수인선의 복원 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답니다. 왜 다시 수인선을 복원하는 걸까요?



15년 만의 복원 공사 시작

사실 수인선의 복원 공사는 그 기초설계가 1998년에 마무리 되고 1999년에 기초공사를 시작했을 정도로 아주 오래된 이야기인데요.  예산문제와 철도를 지상으로 배치할지 지하로 배치할지 등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안산 지역이 포함된 제 3공구의 착공이 계속 미루어졌습니다.
 
초기에 정해진 완공예정일인 2008년을 훌쩍 넘어 2010년 초에 들어서야 필요예산400억을 확보하게 되면서 공사 진행을 위한 인허가 진행이 급물살을 타게 되었는데요.  마침내 2011년 2월에 쌍용건설이 사업자로 선정되고, 3월29일에 착공식이 개최된 이후에 2011년 6월 24일에 수인선 안산구간에 대한 고시가 국토해양부 관보에 게재되면서 근 12년간 지체되었던 수인선 공사에 대한 모든 인허가 진행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복원되는 수인선의 노선도 입니다. 중간의 검은색 노선인 한대앞부터 오이도까지는 기존의 4호선 노선을 같이 공유해서 사용하게 됩니다.

2015년이 완공예정일인 수인선이 개통되게 되면 수원에서 인천까지의 소요시간이 근 40분 가량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수원역까지 연결된 분당선과 직결 운행을 하게 되어서 시외 버스를 이용하거나 서울을 경유해서 이동해야 했던 수도권 외곽 대도시들 간의 운행이 한결 간소화됩니다.  단순히 도시 간의 이동시간 단축 외에도 서울의 위성도시를 연결함으로서 얻어지는 시너지 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 생각됩니다. 당장 생각해 보아도 수도권의 인적 자원들을 모두 활용하기 위해서는 본사가 서울에 있지 않으면 힘들었던 기업의 지리적 조건들이 한결 완화되기 때문에 서울로의 인구 과밀화 현상이 조금이나마 덜해 질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 열차라기 보단 버스에 가까운 협궤 열차의 모습을 보면 힘든 현실보다는 더 나은 내일을 보고 살았던 옛날 사람들의 모습이 느껴집니다.


돌아오는 협궤 열차


복원공사가 이루어 지고 있는 수인선은 예전의 762mm 협궤가 아니라 1435mm 표준궤를 갖게 됩니다. 일제강점기 후에 가난했던 농어촌과 어시장의 주민들의 발이 되었던 예전의 약간 초라한 작은 열차의 모습에서 수도권의 교통을 책임지는 철도 노선 가운데 하나로 당당히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2015년에 새롭게 개통 될 수인선을 이용할 때 마다 해방 이후 가난하지만 열심히 하루 하루를 살았던 옛날 사람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되새겨보는 건 어떨까요?

 



Posted by 국토교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