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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9.19 북극 다산과학기지를 다녀와서

 

 

북극 다산기지 앞 해빙 현장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선박의 운항 궤적이 그려지는 해도상에 육지로 돼 있는 곳을 배가 지나갔다.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격이었다. 10~15년 전만 해도 두터운 빙하 때문에 해도상 육지로 그려졌던 곳이었지만 이제는 바다로 바뀌어 있었다.

 기후변화에 따른 북극해 얼음의 급격한 감소는 북극권에 거주하는 원주민에게는 생존의 문제다. 또 동토층 해빙은 그 위에 세워진 가스수송관·항만·주택 등 사회기반시설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북극권 국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북극해 얼음 감소가 걱정거리지만 새로운 기대를 주기도 한다. 바다얼음 감소로 유럽과 아시아는 그동안 이용할 수 없었던 북극해를 새로운 항로로 활용할 수 있다. 또 미국 지질조사소는 2008년 미개발 천연가스의 30%, 원유 13%가 북극해 수심 500m 이내에 부존한다고 발표했다. 바다얼음 감소는 북극해 부존자원에 대한 개발 기대 또한 높이고 있다.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문제의 해결과 자원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북극권 국가를 포함한 유럽과 아시아 각국은 북극 공략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북극의 평화와 안전, 환경 보전과 자원 개발, 조사 연구와 탐사 등을 중심으로 한 북극정책(High North Policy)을 수립·추진하고 있는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극권 8개국은 세대를 뛰어넘는 장기적 안목에서 북극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또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아이슬란드를 방문하고 쇄빙연구선 설룡호를 이용해 북극해를 횡단하며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 북위 80도에 위치한 스발바르제도 니알슨에 다산과학기지를 열었다. 극지연구소를 중심으로 북극 연구에 참여하는 대학에서 다산과학기지를 방문해 해양생물, 대기 변화, 육상생태계 변화 등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국내 언론을 통해서도 북극 바다얼음 감소에 따른 북극항로 이용과 자원 개발에 대한 기대를 부풀게 하는 기사가 자주 소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운과 선박 건조 강국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북극의 바다얼음 감소는 분명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북극에 대한 지식과 경험에서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는 나라를 두고 바로 과일부터 따오려는 욕심을 부리는 것은 현명치 못한 듯하다. 더구나 세계교역량 12위국, 주요 20개국(G20) 의장국 등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한다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공동의 노력에 동참해 나가는 것이 장기적 안목에서 국익에 도움이 되며 우리나라의 활동역량을 넓히는 방안이다.


 

 성과에 대한 조급증을 뛰어넘는 것이 중요하다.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맞춰 연구에 대한 투자와 인프라 운영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이를 기반으로 북극권에서의 활동영역을 착실히 넓혀 나간다면 이번에 개소 10주년을 맞이한 다산기지에서의 연구와 활동이 장래 존경받는 이웃으로서 ‘더 큰 대한민국’을 향한 새로운 지평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중앙일보] 입력 2012.09.18 00:54

Posted by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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